요새 마음에 상처받은 일이 있어서 아침마다 일어나는 게 괴롭다.
한마디로 그냥 회사 가기 싫음.
되돌려 생각해보면
대학교 땐 그냥 수업에 들어가기 싫었고
중고등학교 땐 그냥 학교에 가기 싫었고
초등학교는 내 인생의 전성기였으니 늘 즐거웠지만
유치원 때는 생파, 캠핑, 견학 등 번잡스러운 행사가 그냥 싫었다.
유치원 캠핑 때 인간 너무 많고 모르는 애들하고 붙어 있게 하고 수영모자도 마음에 안들어 불쾌해하고 있는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치원 행사에 한번도 안빠졌고
중고등학교 모두 개근하고
대학교도 열심히 다녔다.
무언가를 하고 싶어서 하는 일도 좋지만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일이라는 게 있으니깐.
영화 [피터팬(2003)]에서 달링 여사가
아이들이 피터팬이 용감하고 아빠는 용감하지 않아라고 말하자
'그렇지 않단다, 세상엔 다른 종류의 용감함도 있는거야. 날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신의 꿈을 버리고 다른 일을 하기로 결심한 것도 용기있는 행동이야"라고 남편 편을 든다.
아 근데 이것들아 은행원이 뭐가 어때서.
암튼 나도 자식같은 카다서를 생각하며 나 없으면 누가 널 챙겨줄꼬 하는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용감하게 아침에 출근해 불같이 일하고 밤에 퇴근한다.
카다서야 난 니 잘되는 거 하나만 보고 있삼.
이쁘게 잘 커라 우리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