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1. 24.

LOCKSMITH COMPILATION 1.Blessing You

저는 락스미스 앨범이 나오면 앨범 소개를 적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말 주변이 진짜 없는 타입입니다. 말로 하는 모든 일에 경끼를 일으킵니다. 혼자서 미팅가는 게 세상에서 제일 괴롭습니다. 이사님과 같이 가는 미팅이라도 언변의 마술사 이사님이 화장실이라도 가셔서 상대편과 둘만 남게 되는 경우 저는 거의 공포에 가까운 감정에 사로잡힙니다.

애교가 별로 없는데다가, 그나마 없는 애교라도 부리면 주변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본인도 불편해서 자제하고 있습니다. 마음  숨기는 것도 잘 못해서 누구라도 한명 좋아하거나 싫어하면 주변 사람들이 모두 알아차립니다. 처음엔 다들 심리학 전공이라도 한 줄 알았는데 제가 그렇게 티를 낸다네요. 헐 말 주변머리도 별로 없는데 마음에 없는 소리는 잘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은 남이 뭐라 느끼든 직설적으로 뱉고 후회하는 타입이라 아직도 사회 생활에 문제가 좀 있습니다. 연애도 소질 없어요.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제게 하나를 덜 준 대신 하나를 더 주셔서 셈을 맞추셨습니다.
바로 이 독보적인 미모!는 아니구요,
저는 말하기를 싫어하는 대신 듣고 쓰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락스미스에서 앨범이 새로 나올때마다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듣고 즐겁게 앨범 소개를 씁니다.

기쁜 마음으로 쓰는 것하고 잘 쓰는 것하고는 분명 다른 것이지만
'추운 겨울에서야 느낄 수 있다. 이 온기'
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기 일쑤여서 약간 부끄럽긴 하지만.
좋아서 한다고 하니 앞으로도 '그래 어디 함 더 해봐라' 이런 마음으로  항상 저희 락스미스 앨범 소개를 꼼꼼히 읽어 주심 덕분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요즘의 락스미스는 일년 계획을 짜고 있는 중이라 오늘은 제 나름대로 락스미스에서 만든 예전 앨범들을 모두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앨범도 있고, 제 귀엔 훌륭한데 세일즈가 좋지 않았던 앨범도 있고 폭발적으로 잘 팔린 앨범도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추운 겨울에서야 느낄 수 있다. 이 온기'는 락스미스의 첫 번째 컴필레이션 Blessing you 의 소개 자료 헤드 카피입니다. 락스미스는 2008년 12월에 첫번째 컴필레이션을 만들었습니다. 1000장 한정으로 피지컬도 같이 만들었었고 다행(?)히 모두 품절되었습니다. 디지털로는 여전히 들을 수 있으니 http://music.mnet.com/ArtistAlbum/AlbumInfo.asp?AlbumID=172572&AlbumView=Y  (올해는 꼭 두번째 컴필 만들겁니다!)

LOCKSMITH COMPILATION 1.Blessing You 의 빠꾸 먹은 시안


어제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 12권을 읽었습니다.
재규어와 피요히코가 더운 여름 날, 더위를 식히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땀을 흘릴 수록 조금의 부채질에도 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으니 결국 몸을 더 덥게 해서 시원함을 더 느껴보자 이런 괴상한 결론(재규어다운)으로 치달아가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에서 비롯된 교훈을 전하고 싶습니다. 조금의 온기라도 이토록 추운 계절이라야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위안도 되고요. 다시 한번 추천합니다.
LOCKSMITH COMPILATION 1.Blessing You.

 '차가운 시대에 놓여진 뉴-키즈들을 위한 진심 어린 축복. BLESSING YOU'라는 낯간지러운 문장은 이 손으로 직접 적었지만 지금도 그때도 진심입니다. 날씨가 춥거나 세상 돌아가는 건 어떻게 해볼 수 없을지라도 이 앨범을 들었더니  캐시미어 가디건을 입은 것 같았거든요.

2년전 추운 계절에 만들어진 앨범이지만  2년이 지난  지금의 추위에 들어도 여전히 좋네요.

오늘은
낙산 실미도의 더위와 대리석 바닥의 서늘함
이상 기온으로 비롯된 추위와 좋은 음악이 주는 온기
나의 말하기와 글쓰기 사이의 균형을 깨달은 기분 좋은 날입니다.

11. 1. 13.

2010 LOCKSMITH BIRTHDAY CAKES

ALOHA'S BIRTHDAY.
지미이사님이 특별히 맞춰 주신 ALOHA * XAVIER 케익
슈퍼 러블리 <3

LOCKSMITH NIGHT 10th ANNIVERSARY CAKE
겁나 무겁다.
맛있다.

만수무강 기원 LOCKSMITH BOSS,
MR.SMITH'S BIRTHDAY

SUPERSLUTTT'S BIRTHDAY.
역시 지미 이사님의 CAKE 주문 센스

JIMI'S BIRTHDAY를 위한 '헬로 지미 CAKE'
현재 냉동보관중인 KITTY짱

2011년 잔치는 지금부터 시작
 HAPPY BIRTHDAY TO ALL!


11. 1. 12.

2010락스미스이런것까지해봤다 1탄: 낙산 실미도 위크 앤티

뒤늦긴 했지만  2010년 결산 함 해볼까요?

2010년 1월 2MANYDJS 공연을 악스홀에서 쌈박하게 치르고 난 뒤, 올해는 좀 평범하게 가는건가 했는데 2010년은 그 어느 해보다 하드코어에 스펙타클했습니다. 잘나가는 레이블이 괜히 만들어지는 게 아니에요.


2010년 락스미스 이런것까지 해봤다 시리즈 연재 시작.

1탄.
-프로젝트 명)  낙산 실미도 위크 앤티 (가제:섬머위크앤티)
-교훈)아티스트 마실 물을 모래위로 날라본 자만이 진정한 레이블 직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

[사진출처:꼬부기 페북]


국내 최초 어반 일렉트로닉 비치  페스티벌을 선언하며 폭발적인 관심으로 무사히 전국 각지 힙한 애들을 낙산으로 끌고 온 썸머 위크앤티.

수려한 자연을 가진 강원도에서
 전 세계 탑 아이콘들을 모아 놓고 공연하니까 완전 재밌었죠?

그러나
락스미스에서 섬머위크앤티는 낙산 실미도로 통합니다.


이거 준비하는 기간중에는 '회사 다녀오겠습니다'하고 출근하면 다음날 새벽까지 일하다가 집에 잠시 들러서 씻고 곧장 회사로 다시 출근하는 날들의 연속. 우리 엄마는 내가 술 먹고 놀고 다니면서 사실대로 말하면 미안하니까 자꾸 일한다고 뻥치는 줄 알았대요 헤헤헤헤헤헤



그 정도로 일하면 이게 답이 나올법도 한데,
보통은 잘 나오던데,
이건 끝도 없더라고요.

히히

우리 하루에 메일 백통 쓰고 백통 받아본 적도 있어요.
짱이죠.

메일 내용은 주로 한 열팀 남짓한 외국 뮤지션들한테 행사가 이러이러 할거야라고 말해주면 이래이래로 바꿔주면 안돼? 라는 답장이 날라오고 거기에 맞춰서 다른 애들한테 요래요래 수정됐어 라고 말해주면, 뭐? 라는 식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뭐시기..


페스티벌 날짜가 날짜인지라 한번 밀리면 답 안나오는 휴가철 고속도로
흑형, 백형들 가는 길에 지쳐서 공연에 지장 줄까봐 전용기 섭외했는데요. 그런 우리 맘도 몰라주고 타겠다 안타겠다 너랑 타겠다, 따로 타겠다고 막 그랬어요.

오빠들 왜그랬어, 고속도로 한 복판에서 방광 함 터져봐야 우리 맘 알아주려나 ..

근데 이게 좀 으시시하긴 했음.



그 와중에 왕 멋쟁이 카니예 오빠가 무대위에다가 산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낙산에 널린 게 산인데 무슨 산이 더 필요해 오빠야....

자꾸 그러면 못해주는 우리 맘이 너무 아프잖아...

이 산이 필요했던거임.


암튼 그러느라고 공연 준비할때는 집에 못가고 컴퓨터와 일체형으로 지냈어요.


여기서부터는 낙산에 도착한 후 이야기.

카니예 오빠 스텝 40명 데리고 낙산 떠 주신 뒤 완전 대박 주문하나 하셨는데요.

"산 구경은 잘했고! "
"나 지금 삘이 완전 충만하니 낙산에서 녹음하고 싶음. 녹음실 알아봐 주셈."


응?


이거 몇 시에 그랬게요?


새벽 1시! 헤헤헤헤헤....


그래가지고 우리가 뭐했게요?


새벽 2시에요, 울 사장님 포함, 락스미스 전직원이 본인들 전화기에 저장된, 음악하고 연관 좀 있다 하는 사람들한테 몽땅 전화 걸어서 잠을 마구 깨웠어요. 카니예가 한국에 오셨는데 우리만 당하면 억울하잖아요. 여기 스튜디오 있어 없어? 방송국 쓸수 있는 곳 없어? 홈 스튜디오 호텔방에 꾸며 줄 수 있어?


그래서 낙산에 녹음 장비 갖춰진 스튜디오가 있냐고요?


없어요!






그날 밤이 아직도 기억 나네요.

저 멀리 파도 소리 소나무 숲 사이로 여름밤은 아름답게 깊어가고,
우리들은 전화벨 소리 울리는 호텔방에 앉아서
시름에 찬 담배 연기 속에 늙어가고 있었어요.

결국 카니예 오빠는 그 뒷날 녹음 안했고요, 고기 드시러 가셨어요.
인증샷 나갑니다.




공연 시작일 백스테이지 가봤더니 완전 웃겼어요, 코메디 코메디

짝퉁으로 처바른 재수없는 한국 토종 땅꼬마 무리들이 카니예 친구라고 백스테이지 비표를 컬러 인쇄해서 차고 들어와 있었거든요. 나가라고 해도 되먹지 않은 영어 쓰면서 안간대요.

그것들은 돈 십몇만원 없어서 자존심, 양심, 영혼을 팔았어요.

불쌍한 싸구려 짝퉁 인생들.


대빵 큰 모기를 비롯, 장수벌레 방아깨비 물방개 등 각종 친환경 벌레들도 공연 좀 보겠다고 다들 자리잡고 계셨어요. 그래도 컬러복사한 빈티나는 추남떼거지들보다는 얘네가 더 괜찮았어요.


그리고 저는요,
국내외 아티스트 여러분 인터뷰 할건지 말건지 빨리 결정 해주세욤! 이놈들아 아이폰 밧데리도 없는데 왜 답이 없니. 그리고 인터뷰 요청 좀 빨리 하라니깐 이게 몹니까? 이렇게 맘속으로 마구마구 외치고 있었어요 헤헤헤헤헤 그럴 수 있잖아요. 내 마음인데.


전기가 귀해서 새벽 3시 이후에는 전기 끊겨서 리허설도 못했어요.

북한 생각나고 막 그랬어요.

사우스코리아에 원래 전기가 귀한거냐고 막 물어보고 그랬어요.

아냐 아냐 우리나라 그런 나라 아니야. 라고 말해도 별로 안믿더라고요.

하긴 마실 물도 없어서 울 락스미스 스탭들이 아티스트를 위한 물, 맥주, 간식을 모래밭위로 실미도 처럼 뛰어 다니며 직접 날랐어요.

밥은 하루 한끼면 많이 먹은 거고요, 잠은 하루에 3시간 자면 넘 많이 잔 거였네요.


귀염둥이 투도어시네마클럽은 공연시간이랑 일본행 보딩 스케줄이 아슬아슬해서 완전 스릴넘쳤고요, 미남 캘빈 해리스와 질다는 공연 후 예정보다 빨리 서울로 가고 싶다고해서 자동차랑 운전자랑 알아보느라고 참새가 짹짹거렸고요, 그 와중에 더즈잇오펜쥬예는 미국에서 비행기를 놓쳐서 못왔어요.......헤헤 완전 스펙타클 블록버스터!


[사진 제목: 꼬부기를 보고 있는 드러머 / 사진출처:꼬부기 페북]


덕분에 아침 댓바람부터 이사님하고 둘이 앉아 타임테이블 수정하느라 콧구멍으로 뜨거운 바람이 들락날락.


루페 피아스코 공연 마지막 불꽃놀이 했었잖아요. 그거 제가 불꽃 큐사인 담당이었거든요. 루페 매니저가 'SUPERSTAR'끝날 때쯤 언제 불꽃이 터져야하는지 신호를 주기로 했어요. 그래가지고 저는 무대 뒤에 꼼짝없이 대기하고 서서 슈퍼스타 부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덕분에 처음으로 우리가 섭외한 아티스트 공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봤어요. 불꽃 담당 그거 도깨비 감투같은거여서, 불꽃 터지기 전엔 아무도 저를 귀찮게 하지 않았거든요. 루페 공연 멋있던데요. 사실 내가 지금까지 본 공연 중 제일 멋있었어요. 그리고 무대 옆에서 보는 공연이야말로 진짜  감동적이라고 꼭 말해주고 싶네요. 관객들의 반응과 아티스트 에너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그야말로 관계자 특석.


사실 공연 전에 루페측에서 무대는 물론이고 백스테이지까지도 딴 사람 아무도 못 들이게 해서 다른 아티스트들하고 트러블이 있었어요. 대기실은 달랑 고거 하나인데 못들어오게 하니깐 당연히 화나죠. 나머지 울 스탭들은 그거 뒷 수습하면서 딴 데 짱박혀 있었어요. 루페측 눈에 안띄는 곳에... 그거 생각하면 공연 보는 것도 왠지 미안했고 끝난 다음에도 공연 최고라고 딴 스탭들한테 말 못했어요.

이제야 말하는데 루페 공연은 진짜 멋있었어요. 불꽃도 멋있었고...

이것도 사진이랍시고..


아 근데요, 루페가 그렇게 이쁜 짓 하고 있던 그 시각에 우리 사장님 이사님은 뭐하셨게요?

공연장 뒤, 불꽃이고 루페고 암것도 안보이는 천막 밑에서 더즈잇오펜쥬예 안온 거를 어떻게 책임질 건지 시달리고 계셨어요. 불꽃이 그렇게 예뻤는데 말이에요.


IT DOES OFFEND US YEAH! 이넘들아 그러니까 뱅기 좀 잘타지 그랬냐


결국 우리 모두는 꼬박 48시간 이상을 이 모든 것들에 시달리며 동 틀때까지 그러고 있었어요.

근데 둘째날은 맥주도 좀 마시고, 김밥이랑 닭봉도 좀 먹고 그랬어요.

그럴 수 있잖아요. 레쁘띠삘루가 얼마나 귀여웠는데요.

우리도 사람 맞잖아요.

LES PETIT PILOUS 중 천사 멤버. 하이룽!
 [사진 출처 : 꼬부기 페북]


에너지 넘치는 오토크라츠.
보컬 데이빗이 무대 올라가기 전 물어봤어요.

"이 지역 이름이 뭐야?"

"양양군 낙산"

"그럼 헬로우 양양 일케 인사하면됨?"

응?

아 이거 묘하다.

아 왠지 모르겠다.

그러라고 할까.

헬로 양양.

틀린건 아닌데.

근데 얘는 지금 이 사람들이 다 낙산 지역민이라고 생각하는 것임?

"걍 코리아라고 해"


그날 무대에서 코리아를 한 열번 더 넘게 외치는 데이빗을 보고, 뭔가를 구해낸 기분이었습니다.

양양을 열번 이상 외쳤으면 이상할 뻔 했잖아요.



우리는 코리안.

락스미스리안.

멋있죠.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락스미스에 입사하고 싶다면 지원 메일을 보내기 전에
뭘 해야 할지 이 글을 보고 각자 판단하세요.

그래도 실미도 한번 갔다오고나서 커리어의 임계점을 넘겼어요. 나름 뿌듯했답니다.

인생은 도전!


2탄으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