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6. 12.

한달도 더 지난 my bloody workshop pt.3

뭐 싸고 안닦은 마냥 저번에 어영구영 워크샵 후기를 마무리 못지었기 때문에 가물거리는 기억을 되짚어 대충 마무리 함 지어 보자.



첫 날밤은 마구 먹고 마시고 새벽까지 노래듣고 놀았습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부산에 오은석 팀장님과 함께 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팀장님의 두살 난 딸 언혜처럼 우리들을 챙겨 주셨습니다. 두 살보다 더 심한 철부지들...
난 사실 이날 몬가 심하게 놀고 싶었는데, 왠지 그러지 못해서 왜 그랬던 것일까 기억해내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어제일도 기억 안난다. 답답한 후기가 되어 가고 있네?


프릭하우즈는 이 당시 갓 락스미스 식구가 되어가지고 말도 별로 안한 사이였는데 낯가림이 심한 나는 자고 있는 이 남자를 강하게 깨우지도 못하고 끙끙대고 있었다. 전날 밤 프릭하우즈가 국도 끓여주었는데(이름하여 프릭국) 보드카를 언더락으로 마구 마시다가 외국인 친구와 통화하는 것을 보고 쉽게 마음을 열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놓고 이런 사진 올려서 미안해요. 프릭. 빨리 가사 써서 넘겨 줄께요..


정은이를 깨우니 완전 벌떡 일어나서 아 그래. 이정도로만 생각했다. 정작 본인은 나름 애쓴 거였는데 내가 정은이의 마니또라서 말을 잘 들어준 거였다. "워크샵 내내 마니또에게 눈치채지 않도록 잘해주세요"라는 조항때문. 귀염둥이

10시 30분부터 동백섬 산책하기.가 워크샵의 거의 핵심이었는데 모두들 깨워도 안 일어나고 너무 늦게 일어나고 일어나서 오랫동안 샤워하고 옷갈아 입고 담배 피우고 잡담하고 있는 걸 보자니 속이 부글부글끓어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내가 마치 다들 괴롭히려고 존재하는 것같아서 더욱 화가 났다. 다녀와서 간단한 회의를 하였다. 이런 간단한 약속하나 못 지키는 집단이라면 가치있고 복잡하고 섬세한 일은 절대 못한다. 락스미스는 그런 식으로 흘러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라고 했고 이것이 유일한 우리들의 회의였다. 누구에게 무언가를 시키거나 지시하는 일이 여전히 불편한 나는 최소한의 권위만을 갖고 싶은데 그것은 나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모두 기억해 주었으면.5월의 해운대/ 얼굴없는 미녀 5월의 해운대 / V자를 그리고 있는 얼굴없는 미녀

돌아와요 동백섬 앞에 있는 이사님. 다른 숙소에 묵고 계셨던 이사님과 사장님이 동백섬 산책하기에 동행해 주셨다. 계획을 짠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힘든 발걸음을 했다고 동백섬 가는 도중과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도중에 한 다섯 번 정도 말씀하셨다. 사장님의 고귀한 마인드는 마이 마인드 깊숙히 있습니다. 네네



모두에게 동백섬의 바다를 보여 주고 싶어서 그랬다. 동백섬이 얼마나 운치있고 시크한지 알려주고 싶었다고요. 그리고 다들 좋아해주었다. 고 혼자 믿으려고 한다. 이사님은 정말 좋아하셨다.누군가의 궁극적인 기쁨을 위해서 개고생하고 있는 것이 나의 직업이다. 그 기쁨이라는 게 음료수 한캔 정도의 분량일 수도 있고 인생을 뒤흔들만큼 강력할 수도 있는데 사람마다 다를테니 그 농도란 내가 알 수 있는 영역은 아닌 듯하다. 그냥 나는 분주하고 몰두하고 개고생하고 울고 불고 하다가 마지막엔 뿌듯해한다.

정은이가 개복치를 보고 싶다고 해서 아쿠아리움에 갔다. 펭귄도 보고 해파리도 보고 근데 좀 피곤해서 잘 기억나지 않는다. 개복치는 없었고
개복치 그림이 한장 있었다.

밤에는 훈련소에 입대하는 웅희를 위한 서프라이즈 파티가 있었다. 웅희 따돌리고 다들 불끄고 숨어서 기다리느라 웃기고 좀 쑤셔서 디지는 줄 알았다. 정작 웅희는별로 놀라지도 않아서 이 차가운 놈 했지만 중요한 것은 어제 웅희가 훈련소에서 제대했다는 것이다.......


사장님과 이사님 "현금이 짱이지" : 금일봉 나 "선물이란 내가 갖고 싶은 것을 남에게 주는 것": 펭귄과 북극곰
민지"웅아 고급취향으로 거듭나렴":디자인 잡지
정은"내가 애들 군대 여럿 보내봤지" : 사건현장

강민구 "안신는 건데 너 가져":스탠스미스

은천과 시언 " 웅아....좋은 걸로 골랐어" : 향수
아무튼 중요한 것은 시간은 지났고, 이별도 지나갔고 웅희는 돌아왔다는 것이다.
마니또를 공개하는 시간이 왔는데, 이거 기억이 날지 모르겠지만 한번 써보겠다
마니또의 룰은
1. 3000원에서 5000원 사이의 선물을 준비할 것,
2.워크샵 내내 눈치채지 않게 잘 대해줄 것
3. 절대 마니또를 공개하지 말것, 공개시 침낭을 깔고 복도에서 자야함
사장님의 마니또-> 박은천
박은천의 마니또->그루브 소닉 송민규
그루브소닉 송민규의 마니또->사장님
그루브소닉 조현우의 마니또 ->본인
이사님의 마니또->권웅희
권웅희의 마니또->하유선
하유선의 마니또->최민지
최민지의 마니또->시언
시언의 마니또->프릭하우즈
프릭하우즈의 마니또->이사님
나의 마니또 -> 정진수(30me의 보컬 정지성의 오빠)
정진수 불참 -> 질리는 남매 중 오빠
김정은의 마니또-> 나
강민구의 마니또->김정은
오은석 팀장님의 마니또 ->본인
훗, 다 기억났다.
2명이 불참하였고, 결국 마니또 쪽지는 2개가 남았는데 그건 정지성과 강민구였다.
오은석 팀장님은 집에 일찍 돌아가시면서 마니또를 공개하셨는데 본인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이번 부산 온 것이 나를 위한 작은 선물인 것 같아요. 바다도 보고 아침에 혼자 커피도 마셔봤어요. 하고 아름답게 사라지셨다. 눈물 날뻔 했음.
우리 그루브소닉 조현우는 본인을 뽑고 그 충격에 그 자리에서 자기 뽑았다고 소리쳐버렸다. 미안해요. 룰은 룰. 침낭에서 재울 뻔 했어요.
마니또를 공개하는 것을 들으면서 우주의 법칙같은 것을 생각했다. 우리들 사이에 흐르는 묘한 분위기나 마음의 흐름같은 것을 읽을만큼 가깝고 주의깊은 사람이라면 내 말에 동의 할 것이다.
약간 소름돋을 만큼 놀라운 것들이 있었다.
청사포로 한 잔 더 하러 갔는데, 저번에 그 사랑스럽던 청사포가 아니었다. 청사포끝에 군부대가 하나 있는데 그 앞에서 카라 춤 추면서 깝치다가 총맞을 뻔 했다. 적외선 망원경으로 쳐다보고 있더라..
먼길 온 그루브 소닉 즐거웠나요? 시간을 두고 더 친해지도록 합시다. 새로 만든 곡 정말 좋아요.
다 닦았다.
끝.
by ALO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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