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CH PARY WEEK & T 현장 답사 차 부산 출장 다녀왔음.
약간 비현실적인 시간에 일어나 8시 20분 기차를 타고 가기로 한 날 아침. 크레인 전복 사고로 서울역 전체 단전. KTX를 타긴 탔지만 10센티도 안움직이고 내렸다. 역 밖으로 나가 돈 달라고 하는 노숙자 아저씨를 무시하며 담배한대 피우고, 곧바로 김포공항으로 갔다. 이사님의 결단으로 럭셔리하게 뱅기 타고 부산에 갔음. 여기까진 모 그럴 수도 있지 이런 생각 일색.
귀여운 비행기였음. 에어 부산 사랑합니다.
아직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되기 전인 해운대. 저 튜브에는 새우탕, 튀김 우동, 육개장 이런 라면 이름이 잔뜩 써 있다. 수영하다가 배고프면 대책 안설듯..
간단히 백반이나 먹어야겠다 생각했지만, 이사님이 회 사주셨다. 낮 맥주도 마실 수 있었다. 부라보! 했지만 밥 먹는 도중 비자 관련 전화 폭주. 회가 무슨 맛이었는지 기억안난다. 기억나는 것은 김 뿌려진 마랑, 옥수수 버터 볶음... 모 그런것? 이후 땡볕을 걸어 노보텔로 다시 도착. 줄줄이 미팅에 미팅. 노보텔 카페에 좋은 자리 하나 차지하고 주구 장창 사람들을 만났다.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는데 나는 현장이 재밌다. 좋은 것은 아닌데, 재미는 있음.
저녁에는 또 회를 먹었다. 이번에는 진심으로 열심히 먹었다. 광고주가 사주셨다. 그래서 무슨 맛인지 기억난다. 불고기맛. 저녁 기차표를 취소하고 유선이만 먼저 보냈다. 유선이는 도착하면 새벽일텐데 서울역이 무섭다면서 괴로워하였다. 결국 그 뒷날 역시 무서웠다고 토로하였다.
이사님, 정은, 나는 서울 촌 사람들처럼 해운대에 잘 알려진 곳들을 배회하며 술을 마셨다. 결국 막툼까지 흘러들어가서 왼손가락에 담배빵이 났다. 막툼 잘못은 아니고, 암튼 거기서 그랬음.
막툼 바로 옆 B&B HOTEL은 비 상식적으로 화장실이 컸다. 인테리어 하다가 지친 듯한 분위기. CHEAP HOTEL이라는 책을 갖고 있는데 이런 장소에 로망이 좀 있어서 다들 잠든 틈을 타서 혼자 즐겼다. 그것은 샤워 후 셀카. 정도이지만.....
꿈에서 지금 비가 엄청 오고 있어.라고 누가 말해 주어서 잠시 깨었더니 진짜 비가 엄청나게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 보니 다들 자고 있었다. 그러니까 꿈인거지. 다음에 누가 뭘 좋아하나라고 물으면 비오는 새벽 타지의 싸구려 호텔에서 잠을 자는 것 좋아합니다. 라고 대답할 생각이다. 완전 즉석에서 지어낸 말임.
비가 너무 와서 우산도배터리도 없는 우리는 밥도 먹으러 갈 수 없고 커피를 마시러 갈수도 없었다. 그래서 곧바로 공항으로 갔다. 이런 폭우에도 비행기가 뜬 다는 것을 확인 했지만, 김해 공항 가는 도중 여전히 불안. 행운인지 뭔지 우리가 탄 비행기를 마지막으로 모두 결항.
김해 공항에 먹을 게 하나도 없었다. 정말 열이 받았다. 왜! 도대체 왜! 공항같은 장소는 쉽게 배고픈 장소 아닌가! 나만 그런가. 비행기는 지연되고 불안하고 배고프고 졸렸다. 게다가 기류가 불안한 탓에 비행기는 엄청나게 흔들려서 자비에하고 엄마한테 전화하고 싶었음. 나 혼자 살아 보겠다고...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죽을 뻔 했던 고비는 넘기고 이렇게 떠들고 있습니다. 공간 구조도 다 뽑았습니다. 숑가게 해드릴테니 어서 BEACH PARTY WEEK & T 예매하시길.
이번 페스티벌은 SKITZO DANCER와 LOVE IS ALL을 섞은 게 될 것이다. 내년엔 이사님이 저스티스 불러 준다고 하셨으니깐, 사심 가득하게 열심히 하고 있음.
니네 내년에 만나자.
by ALO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