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7. 1.

장래 희망: 자비에




어릴 땐 꿈이 다 거기서 거기라서 나의 꿈은 아나운서였다. 사실 그건 백프로 나의 꿈이라기 보단 우리 아빠가 KBS 신은경 아나운서를 너무 좋아해서 나도 커서 아나운서를 했으면 좋겠다는 말에 '뭐 까짓것 그렇게 하지'로 별 다른 생각없이 꿈으로 굳어진 그런거였다.
한때 나의 우상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 아나운서를 뽑는 공채가 있었다. 난 미래의 아나운서니깐 당연히 내가 되어야 할 것 같아 응모를 했는데, 학년 제한이 5학년부터였다. 중간 과정은 지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쨌든 난 시험에 합격했는데 내가 4학년이라는 사실때문에 나중에 담당 선생님한테 불려가 탈락 통보를 받았다.

그 뒤부터는 기억이 선명한데, 탈락 통보를 받은 날 하교길에 비가 몹시 많이 내렸다. 초여름이었고 초딩이었고 나는 울면서 하교를 했다. 학교 아나운서를 못하게 돼 퍼붓는 빗속에 홀로 청승맞게 우는 사학년 어린이. 시험에 탈락되어서라기보다는 뭔가 뜻대로 안되고 괜히 선생님한테 쫑크 먹은 것 같고 짜증나고 비도 오고 술담배는 아직 못할 때고  해서 복잡한 기분을 풀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

이 자식보다 더 그루미..


집에서도 계속 울었는데 아빠가 무슨 일이냐고 물으셔서 우느라 버버대며 대충 설명해 드렸다. 아빠가 학교에 전화를 걸어 내가 아나운서로 활동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선생님께 역설하셨다. 결국 일종의 바짓바람으로 나는 서석국민학교 최초 4학년짜리 아나운서가 됐다.


정작 아나운서 생활은 별다른 거 없었고, 약간 실증이 나기도 했다. 게다가 유래없는 말단이라 메인 대본은 손에 쥐어보지도 못하고 방송 맨 끝에 속담 하나씩 소개하는 코너만 맡다가 내 아나운서 인생은 걍 종쳤다. 아나운서 꿈도 집어치웠다.


가끔 멍때릴 때 내가 우리 학교 최연소 아나운서였었다는 사실이 기억이 날때가 있다. 울고 있는 내 옆에서 아빠가 선생님께 전화하던 장면이 떠오르고 그게  내가 안될거라고 생각했던 일이 이루어졌던 첫 번째 경험이었다.


그 뒤로 나는 아빠에게 배운대로 했다. 윗선에 연락하는 게 짱임. 이건 아니고  하려고 맘먹으면 안되는 일은 별로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대로 SUMMER WEEK & T 를 락스미스 뮤직에서 같이 진행하고 있다.
카니예 웨스트가 오는 페스티벌이며....말이야 간단하지 카니예 웨스트가 오는 페스티벌이라고!!!



국내 최초 어반 일렉트로닉 비치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SKT 관련 담당자들을 포함, 모르긴 몰라도 적어도 세 명이상(우리 사장님, 이사님이 그 중 2명임)은 날마다 자정이 넘어서까지 일하며 무수히 많은 문제를 풀고 그 와중에 새로운 문제로 고민하며 뭐 그렇게 가고 있다.

남들이 보기에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들도록 모든 노력을 모으는 것이 락스미스에게는 당연하다. 작년 비치 파티 위크 앤티 장소 변경처럼 해도 안되는 일도 있긴 하다만.

아무튼 뭐든 안되는 것은 없다는 게 나의 입장이다. 쌍팔년도 막걸리 처 마시는 소리처럼 구닥다리같이 들릴지는 모르지만 나는 최연소 국민학교 아나운서 합격자이고, 다들 그 정도 경험은 있잖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다.
맹렬히 전진하면 근처라도 갈 수 있는거고,
2008년도에 읽은 시크릿 내용하고 뭔가 짬뽕이 되어가는 듯 하니 여기서 마무리.



아무튼 티켓 비싸다고 포기하지 말고 이런 쌔끈한 라인업에 완전 색다른 장소에서 진탕 노는 페스티벌에 갈 기회가 자주 오는 건 아니며 티켓 할인 받을 수 있는 많은 길이 있으니 들이대보길 권하는 바이다.

내일 나는 낙산 출장가는 데 내일은 또한 페스티벌 티켓 오픈날짜고. 조기 예매하는 게 돈버는 길이니 사장님한테 가불이라도 받아서 후딱 예매하시길.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