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좋아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고 해피데이즈 콜렉션부터 급관심을 쏟았다. 딱 보기에도 알록달록하고 60년대 음악과 문화에서 몹시 영감 받은 것 같은 그 콜렉션은 레트로와 일렉트로니카의 대부흥과 함께 즉시 많은 뮤지션, 특히 여자 뮤지션들의 러브콜을 받았고 뭐 패션은 항상 음악을 좋아하지. 스타일 없이 성공한 뮤직 아이콘도 없고.
펜타포트의 베쓰디토 언니.왕귀염. 저 사이즈는 제레미 스캇이 직접 만들어줬다고 함. 신발은 뭘 신었나 되게 궁금했는데 앞에 가서 확인한바로는 맨발.헤
아뀌즈드갹송(A CAUSE DES GARCONS)으로 테크토닉 열풍을 만들어 치고 빠진 YELLE도 역시 1집 앨범 활동 당시 JEREMY SCOTT 해피 데이즈 콜렉션으로 처바르~
니가 다 해먹어라의 레이디가가. 는 그 뒤의 MOUSE TRAP 콜렉션으로 선빵치고
우리나라에는 귀염둥이 2NE1이 롤리롤리라고 하며 HAPPY DAZE 의상 피처링으로 그들의 시그니처 룩을 완성.
CL양, 귀엽네요.
월급쟁이인 내가 해피 데이즈 컬렉션 중 갖고 있는 딱 한벌은 45RPM레코드 니트 망토이다.
불행히도 두 번째 입던 날 xxx가 내 만년필을 쥐고 바운스치는 바람에 잉크가 다 튀어 나와 하얀 부분에 알알이 박혔다. 염병할. 내가 패리스 힐튼이라면 전용기 보내서 곧장 하나 더 사고, 치와와가 심기 불편할 때 물어 뜯을 일을 대비해 또 하나 더 사뒀겠지만.
그 뒷날 아침 물로 살짝 지워보니 잉크가 깨끗히 빠져 안심하고 바로 세탁소에 보냈는데 다음 날 나머지 검정 잉크 도트들은 검은 색 대신 노란 색이 되어 다시 보내져왔다. 생모인가 뭔가 암튼 소재가 특이해서 세탁이 안먹었다고 쿨하게 이야기를 하시는데 이보쇼, 그건 세탁을 했다고 할 수 없지. 안 그래?
머리 속에서 퓨즈가 끊어지는 것을 느끼고.
평소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람들에게는 먼저 인사하기. 라는 나만의 법칙도 가지고 있었는데 그날 세탁소에서 내 평생 그런 생또라이짓은 몇 번 없을 정도로 난리를 쳤다. 너무 분해서 숨도 잘 안쉬어져서 결근할까 생각할 정도. 존나 소시민. 헤헤
암튼 난 THE SHOPPINGS가 부른 꼴레트(COLETTE, 파리의 편집샵)를 위한 노래 'COLETTE'의 제레미 스캇 나레이션 부분도 외우고 있다.
'She said, her name is Sarah(COLETTE의 CD & BUYER).'
뭐 길지는 않고 이 정도만.
'CHEZ COLETTE!'
뭐 걍 이 정도만.
긍까, 내 말은 이 나레이션이 언제 들어가는 지 박자를 정확히 외우고 있다는 뜻임.
제레미 스캇(JEREMY SCOTT)이 드디어 한국에 왔다.
아디다스 Originals by Originals 파티 호스트로 그가 참석한다는 소식을 접한 뒤 락스미스에서는 뮤지션, 특히 일렉트로닉 뮤지션을 좋아하는 제레미 스캇인만큼 시언과 반드시 만나게 해야 한다고 모두 동의.
초대권이 내 앞으로 도착했고, RSVP에 "네" 하고 얌전히 대답을 한 뒤, 시언이를 어떻게 꾸며야 하는지에 이사님과 강민구와 함께 피 말리는 고민 시작. 안그래도 다른 일이 산더미인데 정신이 쏙 빠질 정도.
락스미스 선물도 가져갔다. 제레미 스캇님께서 좋아해줘서 좋았다.
봉투 디자인은 강민구.노브라에서 점찍기 피처링(아래)
나머지 일련의 상황과 과정은 다음과 같다.
상황1
서울에 남아 있는, 협찬가능한 아디다스 x 제레미 스캇 라인의 전 물량 모두 전날 프리젠테이션과 그 뒤에 바로 이어질 나일론 화보촬영 때문에 전혀 뺄 수 없음. 아디다스 매장에서도 제레미 스캇 라인 물량이 딸린다는 정보를 입수.
결정
아 쉬발 인기 졸라 많네~라고 한 뒤, 락스미스는 걍 제레미 스캇 2010 SS 콜렉션 라인을 직접 구매하기로 함
과정
-강민구가 네이트온으로 2010S/S 쇼 동영상을 보내옴
-다 같이 보면서 이런 저런 야부리를 까며 옷을 고름
-곧 나올 시언 싱글 앨범과 컨셉트가 매우 잘 맞다는 사실을 확인
-이사님의 급 호감으로 몇 가지 좀 사두자로 분위기가 스무스하게 흘러감
-강민구가 중간 어레인지를 힘들여 했음.
-구매.
결과
상황2
apr 이지혜 양에게 전화를 걸어 봤더니 포토월 행사 리스트업이 모두 끝났다고 함.
결정
아이참, 오늘을 기다렸다니깐!
과정
제레미 스캇 라인까지 샀는데?라고 했더니
결과
그날 새벽 야후 실시간 검색어 1위 "시언"
http://kr.search.yahoo.com/search/news?p=%EC%8B%9C%EC%96%B8&ret=1&fr=kr-search_top
상황3
제레미스캇의 쇼타임
레이디 가가의 TELEPHONE을 첫 곡으로 DJ 시작, 솔직히 제레미 스캇을 DJ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걘 디자이너에다가 엔터테인먼트의 진수를 알고 있는 엔터테이너! 본인이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정확히 알고 있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행동하는 크리에이터!라고는 부를 수 있겠다. 믹싱 쪼이는 거 좀 못하는 게 그사람한테 뭐 그리 대수. 음악 트는 족족 엄청 신나더구만.
민구 말에 의하면 혼자서 아직 출시 안된 F/W를 입고 있는 것(그래야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이 없을테니까)도 무지 귀엽고,
결정
그러니까 시언이를 무대로 올리자.
과정
국내외 각종 클럽 무대위로 올라오지 말라는데도 기어이 올라가 무수히 내침을 당해본 나는 이날도 이사님의 최면술에 가까운 CHEER UP에 힘입어 기어이 무대 위로 난입을 시도, 본인이 흔드는 대신 이영숙 차장님에게 시언이를 무대로 올려 보내도 된다는 오케이 사인을 얻었다. 쿨한 차장님, 예쁘십니다.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사귀자는 건 아닙니다.
결과
결국 세탁소 생지랄 이후 마음이 안내켜 옷장에 넣어 두었던 제레미 스캇 니트를 오랫만에 꺼내 입고 MAKE DIRTY나 할까 하는 마음을 안고 오랫만에 간 클럽 앤써에서 죽도록 어레인지만 하고 왔다. 다시 생각해보면 그따위 난해한 패션으로 MAKE DIRTY를 하려 했던 내가 못났다. 암튼 가끔은 클럽에 내 돈내고 들어가 내 돈내고 술마셔도 되니 남들처럼 맘 편히 놀기만 해보고 싶다. 그 와중에 뭐 나름 즐기긴 했지만. 호
제레미스캇 좋아합니다. 아디다스 좋아합니다. 성공적인 파티 축하합니다.
콜렉션으로 다 처바르고 다닐 수 있을만큼 돈을 벌기 위해 뭐 좀 해볼까르.
그나저나 이놈의 블로그는 두 줄만 써볼까 시작해도 땡볕에 운동장에서 설교하는 교장 선생 훈화같은 장문으로 돌변해서 큰일.
교실로 들어가기 전에 담탱이가 덧붙이는 글:
올웨이즈 포토 바이 강민구
원하는 대로 사람을 부릴 수 있는 최면술사 이사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