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3. 10.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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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우주는 시간과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존재한다는 것은 우주의 어느 지점(공간)에 어느 순간(시간) 위치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이 세계에서 한 순간에 단 한번씩만 존재한다.

우리는 이곳에 있으면서 동시에 저곳에 있을 수 없고
오후 3시가 지나서 오후 2시에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세계에 그런 장소는 없습니다."
"그래, 맞아. 그래서 나는 이렇게 살고 있는 거야. 사물이 계속 훼손되고, 마음이 계속 변하고, 시간이 쉬지 않고 흘러가는 세계에서."
무라카미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中




11AM  Edward Hopper 



프리템포의 음악은 언제나 이 원초적인 노스탤지어에 대한 것이었다.

처음 들은 프리템포 곡은 SKY HIGH.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모든 곡들은 항상 몹시 익숙한 그리움을 구름처럼 몰고 온다. 프리템포는 센다이에서 태어나 아주 최근에 도쿄로 옮겨 왔다. 그가 그린 게 센다이의 풍경인가?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그게 아니다. 도쿄든 서울이든 센다이든 파리든 부산이든 도시든 깡촌이든 돈이 많든 적든 지구 반대편에 사는 작은 놈이든 큰놈이든  그 누구라도라도 모두 갖고 있는, 살아온 시간들만큼 존재하는 그리움.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할머니는 소녀가 될 수 없고 첫 키스는 두번 할 수 없다. 이 세계에 존재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매 순간과 떠나고 이별해야한다는 것. 모두 울면서 태어나 울음을 참으며 살아간다. 산다는 건 슬프고 외로운 일이야. 위로가 반드시 필요하지. 남친 사진이라든가 약혼 반지라든가 피자 한판이라든가 모 그런것.


내가 젤 좋아하는 피자는 파파존스 슈퍼파파스★★★★★


어째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프리템포의 음악을 마음에 들어하는가라고 누가 물어오면 피자 한판. 이렇게 대답해야지 생각했는데 아무도 물어보지 않아서 걍 씀. 프리템포 음악을 들을때마다 굉장히 직관적으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소머리 창법도 없이 이 마음을 울려요. 그의 멜로디가 거울처럼 모두의 그리움을 비춰주기 때문이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세계가 있다면 거기서는 아무도 프리템포 음악을 듣지 않을지도 모르지.


오늘은 프리템포의 생일이자 2년을 기다린 그의 3집 앨범'LIFE'가 일본에서 발매된 날이다.

템포 오빠 생일축하염


물론 한국 발매도 지금 열나게 준비중.
일본에서 발매되기 전에 난 다섯번이나 들어봤지롱.
들으면 몇 곡은 전주에서부터 울컥 할 것임.


존경하는 다케시 한자와,  생일을 축하드리며 당신이 태어나 음악을 만들 수 있도록 해 준 신에게 감사드립니다.


어차피 시간은 계속 흐르고 선택의 여지는 많이 없다. 그러니 당신만의 시간을 살아가기를. 그것은 언제나 노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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