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3. 30.

봄과 함께 찾아온 이탈리아 참새 짹짹이

봄이 왔어요 봄이. 집 앞 목련 나무에는 벌써부터 목련 꽃봉오리가 야릇하게 피기 시작했구요. 가로수길의 폭풍간지 언니오빠들의 옷차림도 한 층 더 얇아진 것 같아요. 옷장 정리를 해야겠네요. 겨우내 입었던 온갖 외투, 내복은 모조리 싹 다 정리를 해야겠네요. 안녕 개파카, 2009년은 너로 인해 춥지 않았어. 비록 비둘기 아줌마처럼 보이긴 했지만.

아무튼 2010년이 되고, 봄도 찾아오고. 락스미스에도 변화가 찾아왔지요.
호주 외계인 손맹수는 아웃백의 본고장 호주로 떠나버렸고, 샤랄라 미은씨는 학교로 돌아가 버렸답니다. 그래요. 전 다시 락스미스의 막내가 되었답니다. 아 화장실 사무실 청소 파트너가 없다는것이 좀 가슴 아팠던 찰나.
띠아모.쁘론또를 외치며 로마가 아닌 롬출신의 귀염둥이 참새 짹짹이가 락스미스뮤직의 막내로 데뷔하였음. 이뿌장하게 생긴것이 입만 열면 내가 히틀러 상사네, 군것질좀 그만 하라, 출근하자마자 점심시간이 왔음 좋겠네 어쩌고 저쩌고 짹짹대기만 하고....나한테 되려 일잘했다며 칭찬이나 하고...^^;; 근데 밉지가않아요. 시키는 일 똑부러지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실수없이 빨리빨리 잘하고. 변기통 청소, 화장실 쓰레기통 정리 같이 지저분한일도 짹소리 없이 거뜬히 하는 참새. 손님들 오시면 시키기도 전에 커피 딜리버리하고, 전화도 이제는 곧잘 잘 받고, 청소하는 것도 본인만의 노하우를 벌써 만들어 내어 나를 가르치기도 하고....뭐랄까 귀엽습니다. 본인 입으로 '선배는 절 보면서 선배 신입사원일때 생각 나시겠어요' 이런 뭐 개건방진 소리도 서슴없이 하지만 내 새끼같습니다. 진짜 요새 딸래미 키우는 것 같아요. 한국말 가르치랴, 일 가르치랴. 근데 뭐 잘 따라와 주고 있습니다. 근데 솔직히 두렵기도 합니다. 이렇게 내가 가르치고 혼내고 정주고 사랑줬더니, 어느날 갑자기 또 떠나버리면 난 또 혼자 적응해야하고 새로운 친구를 트레이닝 시켜야하고.
그래서 요즘 계속 참새 세뇌교육 시키고 있습니다. '이곳이 너가 앞으로 뼈를 묻어야 할 회사이니라...' 근데 뭐 무슨뜻인지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건지는 저도 알 수 가 없습니다.^^;;
전 후배 복이 있나봐요. 뭐 지금에서야 이렇게 말하지만 처음엔 난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런 후배들만 꼬이냐 하며 자해하고 자책하며 힘들어 하던 시기도 있었지만.......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하나 같이 다들 착하고 순수하고 열정있는 자들이 전부였습니다. 하유선 좀 대가리 컷다고 어디서 상사역할 하고 있냐. 풉. 하지만 저를 거쳐간 후배들만해도 5명이네요.우와. 그들은 지금 모두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지.....아무튼 웃깁니다. 하하하 참새 내가 이뿌게 잘 키워서 멋진 어른으로 만들고 싶어요.
위의 인물이 바로 참새 a.k.a. 짹짹이. 이제는 본인입으로 본인을 짹짹이라고 부릅니다.
짹짹이는 현재 나의 오른쪽에 앉아있는데. 진짜 궁금한것은 저 인간은 논골소반의 머슴밥을 한공기 다 해치우는 무서운 식욕(역시 내 후배)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날씬합니다.
이탈리아노라서 다른가...뭐 암튼 모르겠어요. 우리 참새는 참고로 프리템포의 왕팬이랍니다.
참새야 잘해보자. 내가 보기엔 넌 나처럼 이쁘고, 힘도 쎈거 같고, 비위도 좋은거 같고.
너랑 나랑 다른건 넌 날씬하고 어리다는 점이야. ^^ 앞으로 이 선배 잘 보필하도록!
보필이 무슨뜻인지 모를시엔 니가 좋아하는 다음 사전으로 검색하시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