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갱. 아이슬란드. 고스츠 프롬 더 패스트. 2009년부터 해결해야할 과제였으며, 2010년도 다이어리를 개시했을때도 제일먼저 메모했던 TO DO LIST 중에 하나였다. 앨범? 당연히 좋은 곡들로 가득하다. 타이밍 타이밍 모든게 다 타이밍. 봄여름가을겨울 그 어떤 계절과도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아트웍, 보도자료 모든건 다 완성 되었지만 결국 그노무 타이밍. 도대체 언제 발매해야 하냐고. 눈도 아니고 비도 아니야. 그렇다고 황사는 더더욱 아님. 우와 이것이 바로 뱅갱오빠 음악의 매력이자 마력. 그래서 쿨하게 3월 11일. 뱅갱 앨범이 발매 됐디.
<고요한 한밤중에 문득 찾아온 서늘한 과거의 기억> 팀장님이 만들어 주신 멋진 카피.
서늘하다. 고요하다. 근데 내 생각은 그래. 서늘함 속에 찾아오는 따스한 온기. 그렇다고 그게 다가 아니야. 그 따스함 속엔 또한번의 으슥함이 존재한다. 이것은 마치 북유럽, 특히 아이슬란드의 거지 깡깽이 같은 기후와도 상통한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 또한 가장 슬픈 순간이라고 하는 것 처럼, 미묘하고 복잡하고 거미줄 처럼 얽히고 섥혀있는 앨범이다. 나 뭐라카노. 왜 드라마에서 그러잖아. 나 지금 너무 행복해서 두려워. 뭐 이런거. 아무튼 그딴게 어딨냐 이랬는데 이 앨범이 그렇다.
나같이 변태같은 성향을 지닌 것을 당당하게 밝히는 사람이라면 엄청 좋아할 앨범. 무슨 소리냐고. 엽떡이랑 이층집 닭발은 먹을때마다 설사를 하고 땀을 뻘뻘 흘릴정도로 괴로워 하지만 뒤 돌아서면 또 먹고 싶어지는 그런 느낌. 아프고 괴롭지만 또 하고싶고 또 먹고싶고 그렇게 계속 퇴풀이 하는 고런 느낌. 롤러코스터를 탈때 열차가 또깍또깍 정상을 향해 오를처럼 무서울때가 없지만 또 그게 지나면 좋다고 소리치면서 내리막길을 즐기잖아. 그러고 보면 고통과 쾌락은 언제나 함께함. 이게 내 생각.
뱅갱음악이 적어도 나에겐 그렇게 다가왔다. 첨 들었을때. "아 이건 뭐 거의 듣고 죽어버릴수도 있겠군." 싶었는데 다시 듣고 또 들으니 나도 모르게 취했다. 슬픈 마력에.
은근히 섹시하다. 은근히 섹스어필하는 트랙들로 가득하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괴물이 나오고 피가 보이고 여자가 도망가고 잡히고 물어뜯고 난리도 아니다. 그로테스크하다. 근데 섹시하다.
나같이 섹시한 여자들이라면 응당 좋아할 뮤직비디오라고.
다행히 듣고 듣고 또 들어도 죽지 않았다. 다만 빠져들었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말랬다. 하지만 사실 뱅갱 오빠 외모는 아예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아이슬란드에서 앨범이 넘어왔을때도 그닥 땡기지 않았다.
사랑에 빠지면 상대방의 방구냄새도 향기롭고, 살짝 삐져나온 코털도 이뻐보일 것이다. 그래서 어쩌라고? 뱅갱오빠가 잘생겨 보이기 시작했다고....
아무튼 결론은 또 앨범 장사하는 글처럼 되버린거 같지만. 요즘 같은 종잡을 수 없는 날씨 종잡을수 없는 내 마음. 뱅갱 오빠 앨범이 아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그나저나 내 통장잔고 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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