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킹을 다 빨아서 딱 하나 남아있는 색깔이 공교롭게도 노랑색이라서
아무생각 없이 신고 나왔는데
(심지어 기분도 좋았다)
실장님이 보시자마자 단무지-라고 하셨다.
민구도 보자마자 단무지-라고 했다.
진짜 과감하다면서 남따위는 무슨 상관이냐는 너의 마인드가 존경스럽다는 둥,
졸지에 나의 형채 묘사는 단무지 두덩어리로 귀결되고 있었다.
하지만 나도 이제 부모행실을 배워야 할 시기. 의젓해져야 할 때이다.
아들이 생겼다.
이름은 카리드 바비키르 모하메드 A.알라
장수하라고 친부모가 좋은 이름은 다 붙여 준 것 같다.
2003년생이고 수단에서 살고 있다.
2004년인가 2005년에 어바웃 슈미트를 보고
나도 누구 하나 후원해야지 했던것을
이제와서 하게 되었다.
.
많이 벌지는 못하지만, 강남 귀족계 하는 것도 아니고 이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매사에 허영기가 많고 허세가 있어서
외국 어린이와 편지 교류라는 점에 끌려가지고 시작한 일이었는데,
시작은 쉽게 해도 쉽게 그만둘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막상 서류를 받아보니,
내가 내는 돈은 우리 아들한테 직접 가는 게 아니라
그 지역의 플랜 단체의 후원금으로 사용되며,
우리 아들은 그 단체에서 직접 물품이나 식량같은 것을
우선순위로 지원받게 되는 거였다.
우리 아들 밥 많이 좀 주이소
.
아들의 엄마는 77년생, 아빠는 70년생 동생은 2005년생
건강한 상태라고 하니 다행.
친엄마랑 나랑 2살 밖에 차이 안나니까
진짜 나도 이만한 아들을 낳을 때구나,라는 생각에 쇼크!
이 사진을 보고 오른쪽 애가 더커서
아들이 얜가 보다 했는데
왼쪽이다.
.
독사진하고 티셔츠가 똑같음.
아들 얼굴 못알아봐서 완전 망신- 정은이가 완전 개 비웃어댔다.
우리 아들 되게 귀엽게 생겼다.
날 닮았나?
.
나중에 커서 축구선수나 석유 재벌 되어도 날 버리지 않겠지?
아니면 뮤지션이 되는 건 어떨까.
이 한국 엄마가 우리사장님한테 엄청 알랑방귀껴서
락스미스의 프론트 아티스트로 키워 줄 수 있단다.
재능이 있다면, 국적은 중요치 않아.
뭐랄까..
사진보여주면서 이 사람 저 사람 붙들고 자랑하는 사이에
진짜 정이 들어 버렸다.
아들-아들- 부르는 사이에
진짜 아들처럼 느껴지고 있다.
.
우리 아들 힘들더라도 씩씩하게 자라서 꼭 뮤지션의 꿈을 이루었으면 좋겠다.
(카리드 바비키르 모하메드 A.알라의 꿈은 이미 뮤지션으로 확정되고-)
음악은 너를 분명히 멋진 곳으로 데려갈꺼야
작곡 좀 하고 미디 좀 만질 수 있게 되면 좋겠는데 말이지..
그것보단 바람 소리 새 소리를 알아듣는 천재였으면...
그것보단 아- 뭐라고 격려해주어야 하지?
무작정 행복하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지 않을까...
난 카리드 바비키르 모하메드 A. 알라가
아무튼 음악을 사랑하는 소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행복해질 수 있는 법을 알고 있으니까.
.
이곳의 삶도 전쟁.
미국 유럽 어느 선진국이라고 다를까
한국 엄마도 열심히 살께.
네가 내 목을 조르고 있다는 생각으로
수단 아들 생각하면서 몇 번이라도 기운을 내야지!
피부 색은 달라도 슈퍼 맘이 되어 주고 싶구나
일단 돈 좀 아껴써서 후원금 연체 안할께!
정상에서 만나자
우리 아들처럼 귀여운 외국 어린이를 후원하고 싶으신 분http://www.plankorea.or.kr/
by alo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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